활자가 만들어져 기록하고 저장되는 시대가 도래한 이후로 천 년 동안 만들어져온 철학은 모두 ‘정신’ 위해 존재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몸에 대해 노래하거나 그를 묘사하는 건 기껏 그림 및 의학 정도의 학문으로 쳐주는 게 전부였고, 오히려 천박함을 상징하는 단어로 인식되어왔다. 심지어 동양에서 발생한 의학에서는 신체 내의 기능 고장에 대한 진단 및 처방으로 정신적 수련이 나오기도 하니 이제껏 정신의 압도적인 지배에 놓인 몸으로 여겨져 왔다고 볼 수 있다.


요소 기술의 성장은 인류가 꿈꾸던 만화영화 속의 상상을 가능케하고 기술의 조합으로 가능한 창의적인 솔루션을 선사한다. 이미 공학분야에서 보편재처럼 인식되는 근래 딥러닝 기술의 폭발적 성능 향상은 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 머신 비젼(Machine Vision), 음성 인식(Speech Recognition) 등에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언어간 장벽을 허물고 AI 카메라, AI 스피커 등의 하드웨어에 녹아들어가기 시작했다.


얼마 전 개봉했던 마블(Marvel) 시리즈의 < 어벤져스 4 : 인피니티워 >를 기억하는가? 충격적인 결말도 인상깊었지만 시공간을 뛰어넘어 영웅 만이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의 잔치를 보는 건 그 자체로 이 영화를 다채롭게 느끼게 했다. 타노스의 손가락 정도는 아니더라도 공간을 이해하는 기술은 급진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이동의 혁신은 우리 생활의 정말 많은 부분을 바꾸고 있다.


유서깊은 고택의 기품, 몇만년을 걸쳐온 유적, 오랜 시간을 공들인 예술 작품 등 유한하고 저장할 수 없는 시간을 바쳐 만들어낸 결과물은 사람들에게 그 가치를 증명해왔다. 이처럼 시간을 타고 흐르는 꾸준함이 만드는 결과는 실로 놀랍다.